최근에 일본 다카마쓰 여행을 다녀왔다. 일본 카가와현에 속한 다카마쓰는 우동 맛집들이 줄비한 곳으로, 여행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가게들을 돌며 우동을 먹는 '우동 투어'로도 유명한 곳이다. 가장 먼저 소개할 곳은 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정호영 셰프가 먹방을 선보였던 곳으로 잘 알려진 테우치우동 츠루마루이다.
테우치우동 츠루마루는 다카마쓰 여행과 우동 투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맛있게 우동을 먹던 정호영 셰프의 모습 때문에 국내에 더 알려지게 됐지만 원래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인기 있는 집이다. 다카마쓰 우동 맛집들은 보통 아침과 점심 위주로 장사를 하고 저녁엔 닫는 경우도 많은데, 이 집은 특이하게 저녁에 오픈해 새벽까지 한다. 우동을 야식으로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심야 식당이다.
위치도 좋다. 다카마쓰 시내 중심부에서 도보로 10~15분이면 올 수 있어 다카마쓰 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특별히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도 웬만한 숙소에서 걸어올 수 있다. 매일 그렇겠지만, 우리가 방문한 날에도 대기 손님들로 인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이렇게 야간에도 대기가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지만, 우동이라는 음식 특성상 회전율이 정말 좋다. 그래서 줄이 금방 줄어든다. 우리도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고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 사진만 봐도 정호영 셰프가 다카마쓰 여행 중에 맛있게 우동을 흡입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다카마쓰 우동 투어를 하면 알 수 있는데, 대부분의 가게들이 조리 과정을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래서 더 믿음이 간다. 테우치우동 츠루마루의 대표 메뉴는 카레와 튀김이 들어간 우동이다. 나도 그걸로 주문했다. 2023년 5월 기준 1200엔이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10000원이 넘는 금액이기에 우동 치고는 비싸지만 그래도 야식이고, 별미라고 생각하면 한 번쯤 방문할 가치가 있다. 이 집만 빼면 다카마쓰 여행 기간 중에 들렀던 우동집들은 전부 부담 없는 금액에 음식을 제공하고 있었다. 1인 600엔 정도면 우동에 튀김까지 몇 개 얹어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수준이다. 다카마쓰 우동 투어가 부담 없는 이유, 그리고 정호영 셰프가 한 자리에서 우동을 2~3그릇씩 먹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정호영 셰프가 나온 방송에서는 손님들이 앉는 바의 모습만 나와서 주방을 볼 수는 없었는데, 테우치우동 츠루마루에 직접 방문하니 우동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 다카마쓰 여행과 우동 투어의 소소한 재미 중 하나다. 면을 만드는 사람, 끓이는 사람, 담아서 내주는 사람의 일이 분담되어 있고, 각자 맡은 일을 부지런히 수행하면서 빠르게 우동을 내준다.
내가 주문한 카레 튀김 우동이 나왔다. 테우치우동 츠루마루의 우동은 면이 쫄깃해서 쉽게 툭툭 끊어지지 않고, 씹는 맛이 일품이다. 다카마쓰 여행 중 우동 투어를 하며 갔던 집들의 공통적 특징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먹던 것과 면이 달라서 우동 때문에라도 언젠가는 이 지역에 다시 오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래서 정호영 셰프도 앉은자리에서 연달아 우동을 흡입한 게 아닐까.
이번 다카마쓰 여행과 우동 투어에서 이 집이 기억에 남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광경 때문이다. 밖에서 한 잔 걸친 현지인들이 우동을 야식 삼아 해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테우치우동 츠루마루의 특별한 점이다. 아침엔 보기 힘든 왁자지껄한 풍경도 보인다.
물론 우동을 크게 좋아하지 않는다거나, 밤에 먹는 걸 즐기지 않는다면 굳이 추천할 정도로 특별한 맛은 아니다. 하지만 다카마쓰 평균 이상은 될 정도로 충분히 훌륭한 면발을 자랑하고, 시그니처가 있는 집이니 다카마쓰 여행을 하며 우동 투어를 하고 있다면 방문을 권한다. 테우치우동 츠루마루의 영업시간은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3시까지이며, 일요일은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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